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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시간을 되돌려 다른 선택을 한다면 - 80년간의 부동산 일주

by 아루(aru) 2024. 1.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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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목을 끈 단어가 있다. ‘전세사기’ 2019년, 사회초년생이던 나에게 투자를 가르쳤던 한 기인이 전세를 이용해 돈 떼먹는 행태와 예방법을 알려주었다. 책을 읽으며 민법과 부동산 권리, 그리고 경매를 공부하였는데 전세가 사금융이라는 것을 알고 받은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2019년만해도 주변 아파트 전세의 씨가 말라서 매매가와 거의 비슷한 가격으로 전세를 주고 받았다. 이후 전세를 고민하던 여러 지인의 선택을 말렸지만, 왜 비싼 월세를 권유하나 서운한 소리를 들었다.

당시에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기에 투자를 땅이든 집이든 상가든 없는 사람이 바보가되었다. 재개발, 재건축이야기가 들려왔고, 지역주택조합, 리츠투자 등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투자처가 튀어나왔다. 경매, 공매 학원에는 사람이 밀려와 강의한번 듣는데 100만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 집을 살 돈이 없는 사회초년생은 전세 자금을 모으는 게 인생 일대의 숙제였다. 월세에서 열심히 돈을 모아 전세를 하고 집을 사는 것이 정도인 것처럼 떠들어대는 공중파 방송도 한 몫했다.

시간이 지나 금리는 올랐고, 집값은 떨어졌다. 그리고 약한 고리부터 문제는 드러났다. 그 중 가장 약한 고리는 놀랍게도 전세였다.

전세는 양면성을 띤 제도이다.

1) 임차인인 사회초년생이 알고 있던 ‘전세’ : 목돈을 주고 월세 대신 집에 살 수 있게 하며, 만기일에 목돈을 돌려받는 제도
2) 임대인인 집주인이 아는 ‘전세’ : 집을 담보로 임차인에게서 돈을 빌리고(투자자금과 레버리지) 대신 집의 사용권(임차권)을 주는 제도  / 집가격이 오르거나, 투자(레버리지)가 잘 되면 이익을 본다.

즉, 전세는 본질적으로 임대인의 투자의 성패에 따라 원금 회수가 결정되는 구조이다. 세입자는 임대인의 투자에 대한 어떠한 정보를 듣지 못한채, 집을 담보로 공동투자를 하는 구조를 띈다.

여기서 집이 담보로 잡힌다는 부분이 중요하다. 혹여 임대인이 투자에 실패하게 된다면 집은 경매에 붙여지게 된다. 그리고 경매가 끝나고 남은 돈을 받게 되는데, 담보인 집의 가치가 낮다면 원금 회수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보통 집을 담보로 잡는게 세입자만 있지 않다.

1) 은행 : 근저당권은 은행이 빌려줄 수 있는 대출의 최대 액수이다. 경매에 넘어가게 되면 근저당권이 잡힌다. 전세신고는 신고한 다음날 부터 법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반면, 근 저당권은 저당잡힌 당일날에 바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이 근저당권을 막기위한 별도의 특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테면 계약해지라던가)

2) 세금 : 세금은 보통 0순위이다. 2019년과는 달리 지금은 임대인의 세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 전세 계약 체결 전에 체납 세금 내역이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최근의 전세 사기는 이러한 내용을 알고서도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럴 때 특약이 도움된다. 가령 전세 계약후 얼마 안가, 집주인이 매매로 바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계약 해지나 손해배상 청구를 담은 특약이 있다면 위험성을 상당부분 덜 수 있다. 또한 정당한 소유권을 갖지 않은 채(신탁사에게 넘긴 채)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해야한다.

전세는 공부가 필요하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데, ‘모른다’는 이유로 공부를 게을리 한 대가는 차후에 혹독하게 받는다. 권리관계를 꼼꼼하게 따지고, 돈을 빌려주는 상대를 충분히 알아본 다음에 전세를 알아보셔라. 이제는 전세 사기가 대중매체로 많이 퍼지면서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일치하는 매물은 많이 줄었다. 그만큼 기회도 곳곳에 생겼다. 어떤 제도가 그러하듯 무조건 나쁜 제도도, 무조건 좋은 제도도 없다. 그저 쓰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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