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제법 읽는 편이라 쉬운 책은 2시간, 어려운 책은 8시간 정도면 밑줄 치고 요약까지 할 수 있다. 일 끝나는 주말 하루에서 이틀을 투자하면 한권을 읽는다. 그래서 블로그의 운영 방향도 책 읽는 아루에서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책을 읽는 기계도 아니고 매일 이 리듬으로 읽는게 쉽지 않다. 직장일과 독서를 병행하다보면 글을 쓸 시간이 없다. 게다가, 경제책만 읽는 편독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문사철은 나름의 깊이가 담긴 통찰을 알려주기에 종종 손이 가고, 예체능은 시야의 확장을 위해 도움이 되어 읽는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는 것을 선호하다보니 블로그에 쓸 수 있는 책의 종류가 한정되어있다. 하루에 하나의 포스팅을 올리는 것이 정석이라고 들었는데, 주에 하나도 버겁다.
출구는 재무재표에 있다. 회계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여름에 남승록의 ‘재무재표가 만만해지는 회계책’은 꽤 재미있고 유익해서 수차례 정독을 했다. 오늘 읽은 금융가의 방랑자의 ‘한 권으로 끝내는 재무재표 읽기’는 그 책이 없었다면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웠을 거다. 작년 한 해동안 주식과 채권에 대한 정보를 꽤나 얻었기도 하고, 채권 투자를 통해 기업의 경영보고서와 분기, 연말보고서를 읽는 기회도 있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대한민국의 굵직한 대기업을 필두로 재무재표를 분석하는 자료를 만드려고한다. 무엇이든지 처음은 가장 형편없고 초라한 법이다. 재무재표도 분석하다보면 준전문가처럼 예리한 해석을 곁들일 수 있을 거다. 그쯤 되거든 주식이든 채권이든 진지하게 하나 둘씩 살 용기가 생길지도 모르지. 책에 대한 내용은 괜찮은 책을 읽을 때 다시 올리도록 하겠다.

이 책은 작가가 일본인인줄 몰라서 샀다. 일본에 대한 국민 감정과는 별개로 한국의 기업 보고서와 일본의 기업 보고서는 구조상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과,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석본이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에 밑줄 치지않고 훑어 읽었다. 그래야 알라딘 중고서점이라도 가서 되팔 수 있다. 결론적으로 좋은 책이었다. 내용의 깊이도 우수했고, 양질의 삽화와 도표를 넣어 회계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읽어도 시각적으로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2회독은 그림만 봤는데 책 내용의 세부 내용까지 다 들어가 있다.
주요 골자는 재무재표를 통해 기업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한 것인데, ‘기업의 움직임’에 방점을 두었다. 숫자를 해석하는 것과 명칭을 설명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시계열 분석과 경쟁자 비교 분석, 적자와 흑자의 흐름과 기업의 특징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을 세세히 넣었다. 같은 업종을 하는 두 기업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는데, 아주 기민하다. 명칭 이해에 골머리 썩지 않고 친절한 회계사와 함께 보고서를 해석하는 경험을 얻었다.
실은, 이정도의 양질의 재무재표 책을 찾는 게 어렵다. 대부분의 책은 회계명칭의 나열인지라 기업 분석과는 거리감이 있다. 일본 기업을 주로 분석하였지만 그 중에는 닌텐도와 넷플릭스, 어도비 등 자주들어 익숙한 기업도 종종 나온지라 재미있게 봤다. 이번 리뷰에선 책 내용을 요약하지 않았다. 투자라는 것은 스스로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한지라. 앞으로 올리는 포스팅이 책 내용에 대한 후속편이 될 것 같다.